율과 함께 오랜만에 찾은 이태원 거리.
마침 한남동에서 보고 싶은 전시가 있어서 나들이 겸
늦은 점심에 집을 나와 가고자 했던 하하우스 한남동 쇼룸을 찾았다.
[리뷰]
HAHOUSE 하하우스 한남동 쇼룸 /
Five Bites 전시
한강진 역에서 내려 한남동 카페거리로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하하우스 쇼룸.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4가길 8, 2층
HAHOUSE영업시간 /
화 – 일요일, 12:00 – 20:00
월요일 휴무인스타 /
@hahouse_
쇼룸의 입구인 2층으로 올라오면
또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는 문이 있다.
방문 당시 진행 중이었던 전시는 Five Bites로
하하우스와 베렌트레프 젤리, 다섯 아티스트가 협업해
작품을 전시 중이었다.
마침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 방문해서
편안하게 도슨트 투어를 들을 수 있었다.
작지만 외부와 단절된
전혀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시.
단순한 스낵의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와 일상을 함께하는 젤리의 모습이다.
의자 위에 놓여 있던 도록.
젤리를 물었을 때 새겨지는 치열이 모두 다른 것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이 우리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었다.
젤리 속에서 어떤 모습이 보이는지 묻는
도슨트 님의 첫 퀴즈.
곰돌이와 나뭇잎 등 다양한 상상력이 발휘됐지만
정답은 개구리였다.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던 전시 공간.
상자 속에 담겨있을 것만 같은
사과 맛 젤리.
전시 자체도 좋았지만,
절제된 공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작품을 만나는 다양한 방법.
공간에 어울리는 선곡도 좋다.
막바지에 이르자
직접 젤리를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젤리에 대한 고찰 덕분인지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이어지는 전시.
베렌트레프의 젤리가
도감처럼 나열되어 있다.
눈에 들어왔던 조명.
마치 헤드램프를 켜놓은 듯 한 느낌이다.
모노톤의 공간에서
진득한 색감을 가진 의자.
몇 개의 의자가 곳곳에 놓여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의자다.
색채를 뺀 또 다른 젤리의 모습.
상상으로 채색해 본다.
외롭고 고독하거나,
힘 있고 거대해 보였던 젤리.
전시가 끝나고,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섬세한 설명을 해주신 도슨트 님께 감사를 전하며
공간을 조금 더 둘러보았다.
직접 구매할 수 있었던 젤리.
케이스도 예쁘고 젤리 역시 맛있어서
율이 하나 구매했다.
한편에서는 엽서도 판매 중이었다.
전혀 상상치 못했던 인상 깊은 공간.
앞으로의 전시가 기대된다.
작품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전시.
도슨트 투어도 곁들이길 추천.
예상치 못한 주제에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빠져든 전시.
“젤리”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가벼운 종류의 것을
흔적과 연결시키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새삼 지금껏 젤리를 대해 온 태도와
내 흔적이 남아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전시를 관람할 때 도슨트 투어를 듣기보다
자유롭게 작품을 보며 나름의 생각을 해 보는 타입인데,
이번에는 사람이 적기도 하고 친절히 투어를 권유해 주셔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가와 작품, 전시 의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제한할 거라는 내 편견과 달리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앞으로 다른 전시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도슨트 투어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글을 쓰는 시점에는 Five Bites 전시가 종료됐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를 진행한다고 하니 자주 찾을 듯 한 느낌이다.
위 리뷰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은 객관적 리뷰입니다.
[리뷰]
HAHOUSE 하하우스 한남동 쇼룸 /
Five Bites 전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