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기록 13) 새로운 세입자와 만남, 계약서 작성 및 이사 날짜 조율하기

부동산에 집을 내놓고 당근에 올려둔 지 한 달 만에 드디어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났다.

다행히 집을 마음에 들어해서 당일에 가계약금을 걸고, 이후 계약서 작성까지 마무리 된 상태인데

막판에 부동산과 집주인의 환장의 콜라보 덕분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독립 기록
13) 새로운 세입자와 만남,
계약서 작성 및 이사 날짜 조율하기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서 작성 사진.



일단 집을 계약하겠다는 새로운 세입자, 즉 임차인이 나타나서
집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몇가지 인수 옵션을 살펴봤다.

그날 저녁 가계약금을 걸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곧 날짜를 정해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전달 받았다.

계약서의 경우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인, 부동산이 작성하기에
내가 신경 쓸 부분은 없지만 어쨌든 계약서 작성과 계약금 입금이 이뤄져야
나도 확실히 이사 준비를 시작할 수 있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여기서 열 받는 상황이 생겼는데,
관례적으로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 계약서를 작성하며 집주인에게 계약금을 입금하면
집주인은 현재 살고있는 세입자에게 계약금을 미리 반환해 줘
새로운 집을 계약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통상적이다.

다만 법적으로 의무 사항이 아니기에 계약금 선반환을 당연시 여겨서는 안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이처럼 진행한다.

첫 번째 열 받은 포인트는,
계약금 선반환과 관련해 부동산에 물어봤더니
자기는 처음 듣는 소리라며 계약금은 집을 빼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그건 아는데 저도 집을 계약해야 이사를 가고 날짜를 맞추죠” 라고 말하니
“네 그럼 집을 빨리 빼세요”의 무한 반복이다.

“집을 계약하려면 계약금을 미리 돌려받아야 하는데…
못 돌려받으면 대출이라도 받아야 하니 미리 알려주세요”

“네 선생님이 집을 빨리 비우시면 돈을 빨리 받을 수 있어요”

무슨 초등학생과 연락하는 줄 알았다.
대화의 요지는 못 알아듣고 본인 말만 계속 했다.

포기하고 집주인에게 연락해 계약금 선반환이 가능한지 물어봤더니
“계약서가 작성되면 당연히 계약금을 미리 돌려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다시 부동산에게 집주인과 선반환에 관한 합의 내용을 전달했더니
기분이 상했는지 알겠다는 단답의 문자를 받았다.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서 작성 사진.



며칠 후 계약서 작성 날짜가 잡혔다는 연락을 받고,
부동산에게 “계약 당일 선반환에 대한 내용 말씀드려서
잊지 않고 반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미리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또 마음이 풀렸는지
안그래도 자기가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답장이 왔다.

친절해진 태도에 내가 너무했나…? 라는 생각이 들어
신경써줘서 감사하다는 문자로 연락을 마무리 했다.

계약서 작성 당일.
육지에서 손님들이 와서 안그래도 바쁜 와중에
부동산으로 부터 세 번이나 전화가 왔다.

첫 번째 전화는 전세권 1순위냐, 대출은 받았냐…
두 번째 전화는 가스 종류가 뭐냐…
세 번째 전화는 보증보험 들었냐, 돈은 누가 냈냐…

여기가 두 번째 열 받은 포인트다.
중요한 손님들을 만나고 있어서 전화가 울릴 때 마다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서 받고 들어오는 걸 반복했는데,

최소한 이 걸로 먹고 사는 공인중개사라면 사전에 미리 파악했어야 하는 내용이고,
몰랐으면 한 번에 정리해서 물어보면 될 걸 사람을 세 번이나 움직이게 만들더라.

백 번 참아 물어본 내용 성실히 알려주고
세 번의 전화를 마친 뒤에야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근데 분명 계약서를 작성하면 계약금을 선반환 해주기로 하지 않았나?
저녁 열 시가 되도록 부동산이나 집주인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이제 열 받는 포인트의 연속이다.

부동산에 계약금이 반환되지 않았다고 연락하니
“계약서 작성은 끝났으니 집주인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이런다.
아니 본인이 계속 어필하고 있다고 며칠 전에 말했는데 그걸 까먹었나?

공인중개사(公認仲介士)의 중개(仲介)는 사전적 의미로
“제3자(第三者)로써 두 당사자(當事者) 사이에서 어떤 일을 주선(周旋)하는 일” 이다.
이 사람은 공인사(公認士) 인가?
그렇다면 공은 빌 공(空)인게 분명하다…

아무튼 말도 안통하는 사람이랑 대화하는 건 무용지물이라 생각돼서
집주인에게 계약서 작성 끝나셨으면 계약금 선반환을 부탁드린다고 연락했다.

늦은 시간에도 친히 답장을 준 집주인의 대답은
“대출금에 융자나 권리가 얽혀있어서 은행하고 연락해봐야 한다” 였다.

아니… 내가 전세금 전부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대출금도 아닌 내가 내 돈으로 낸 계약금만 돌려달라는 건데
융자하고 권리같은 소리를 한다.

대출 실행 기관인 카카오뱅크에 연락해 문의한 결과
청년전세대출의 상환 의무는 임차인에게 있으며 목적물에 대해
질권설정과 채권양도가 없기에 만기시에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송금,
임차인이 카카오뱅크에 납입해 대출을 종료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즉 대출금에 대한 리스크는 모두 임차인인 나에게 있다.

집주인은 대출 담당자를 알려달라는데… 카카오뱅크는 따로 담당자가 없다고 해서
내가 들은 내용을 요약해 보내줬더니 전화로 아주 흔쾌히 그런 줄 몰랐다고
계약금 바로 반환해주겠다고, 다만 이체 한도가 있어서 나눠서 보내준다고 하더라.

연락이 끝나고 바로 계약금의 일부가 들어왔다.
이럴 거면 뭐하러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건지 모르겠다.

근데 느낌이 쎄하다.
내일 나머지 계약금을 주긴 할까…? 라는 의심이 들더라.

역시나 다음날 저녁 10시 까지 깜깜 무소식이었다.
집주인에게 안들어왔다고 연락하니 또 바로 송금해줬다.
문제는 전체 계약금 중 백 만원을 안줬다.

집주인이 말하길…
“이체 한도 때문에 백 만원은 이사 당일에 줄게요” 란다.

???

자꾸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
이체 한도 때문이 아닐 뿐더러, 설령 이체 한도 문제라도 내일이면 풀리는 걸
굳이 이사날로 콕 집는 건 보증금 명목으로 갖고 있겠다는 말이다.

대출금, 즉 전세금 반환 의무는 나에게 있으니
그 돈이 어차피 보증금인 셈인데 집주인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고
그럼 그냥 이사날 정산해야 하니 백 만원은 나중에 준다고 하면 될 걸
이체 한도같은 구차한 변명을 적어 내리고 있으니 열을 안 받을 수가 없더라.

이제 나도 포기 상태가 돼서
그냥 알겠다고, 나머지 총액은 이사날 돌려받는걸로 알고 있겠다고 했다.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서 작성 사진.



집에 입주하던 날 찍어 놓은 하자 사진.

지금 보니 이사날에 집을 점검하며 별걸로 다 트집 잡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씩 찾아서 정리해 놓았다.

이 집에 처음 이사오던 날 전 세입자가 끝까지 퇴거하지 않고 있다가
전세금이 들어온 걸 확인하고 짐을 챙겨 나간 기억이 스쳐갔다.

그 때는 유별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내가 되게 생겼으니…ㅎㅎ

아무튼 부동산과 집주인의 대단한 환장의 콜라보는 일단 막을 내렸고,
이제 짐을 정리하며 이사날 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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