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비자 일본 여행길이 열리고 3년 만에 다시 찾은 후쿠오카.
전체 일정은 후쿠오카 – 하카타 – 와지로 – 사가 – 시카노시마 – 우미노나카미치 – 후쿠오카 로,
총 3박 4일의 일정이다.
일본 후쿠오카, 3박 4일 여행기
6) 오후의 이자카야, 오전의 킷사텐
여행 마지막 저녁에 방문한 이자카야.
언젠가 드라마에서 봤던
편백나무통에 소주가 가득 들어있는 이미지가 떠올라
혹시 그런 게 있는지 여쭤봤는데,
준비된 게 없다며 죄송하다면서 이렇게 가져다주셨다.
비록 종지 그릇에 소주잔이지만
어떻게든 만들어주고 싶었던 지극한 정성에
서비스 칭찬 스티커를 하나 붙여 드렸다.
일본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나마 비루.
역시 현지에서 마시는 게 최고다.
보통 이자카야는 식사 이후 방문하는 이미지지만,
우리는 식사 컨셉으로 방문해서 엄청나게 많은 메뉴를 주문했다.
첫 번째로 준비된 음식은 교자 만두.
지금까지 먹던 만두와는 식감이 달라서
레시피를 검색해 요즘도 종종 해 먹고는 하는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만두를 올린 뒤
물을 추가해서 위에는 찌듯이, 아래는 바삭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건 아마 중식이었던 것 같은데
상큼하니 짭짤하고 맛있었다.
식감이 좋고 부드러웠던 오징어 구이.
직접 토치로 구워주신다.
이자카야에서 빠질 수 없는 야키토리.
두 개씩 세트로 주문했다.
이미 많이 주문해서
먹을까 말까 고민했던 메뉴.
근데 메뉴판에 나와있던
비주얼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저녁 식사인 만큼 솥밥도 주문.
30분 정도 걸린다기에
천천히 다른 음식들을 먹으며 기다렸다.
고체 연료를 태워
솥을 데우고 있었다.
일본식 치즈볼.
맥주 안주로 좋다.
드디어 완성된 솥밥.
뚜껑을 열어보니 비주얼이 돋보인다.
잘 섞은 다음
그릇에 덜어 나눠 먹었다.
이렇게 먹고 약 7천 엔 정도 나왔는데
주문한 메뉴도 많았을뿐더러 술도 원하는 만큼 마셨고,
무엇보다 퀄리티도 좋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또 가야지.
마무리 디저트는 편의점 아이스크림으로.
다음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진득한 거리 풍경.
숙소 가까이 위치한
킷사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킷사텐은 한국의 다방과 같이 오래된 카페이며,
간단한 식사도 있어서 직장인들이 자주 방문한다고 한다.
재미있게 생긴 가게 입구.
한 겨울의 따뜻한 공간이 생각나는
아늑한 느낌의 킷사텐.
멋있는 그림이 곳곳에 걸려있다.
카레와 커피가 같이 나오는 세트로 주문했다.
오래된, 정겨운 느낌이 들던 가게.
엔틱 한 소품도 많다.
금방 나온 카레라이스.
생각보다 많은 양에 놀랐지만,
맛있어서 다 먹어버렸다.
식사를 마치니
곧이어 가져다 주신 커피.
진한 커피의 맛을 느끼니
이곳에 적응한 듯 몸이 나른해졌다.
단골손님이 많은 가게인 것 같다.
각양각색의 컵이 즐비한 카운터.
바 자리가 넓게 있는 걸 보니
혼자 식사하러 오는 손님도 꽤 있는 듯하다.
동네 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사장님의 배웅을 뒤로하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날씨를 선사한 후쿠오카.
이제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 하카타 역으로 돌아간 다음,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하기로 했다.
시내에서 공항까지 단 10분이면 도달 가능하니
김포와 인천 공항이 갑자기 멀어 보인다.
하카타 역 – 후쿠오카 공항 역 / 공항 선
약 10분 소요, 260엔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을 진행하고,
율과 나는 각각 다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창문 너머로 주기장에 늘어선 대한민국 국적기가 보이니
내심 반갑기도 하고 코로나의 끝이 실감 났다.
공항이 혼잡해 지연된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탑승한 비행기는 정시에 푸시 백을 시작해
날아오를 채비를 했다.
안전한 비행을 기원하며
만국 공통의 인사.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 정렬한다.
오랜만에 보는 JAL.
파산한 줄 알았는데 아직 있었다.
상공으로 날아오르고,
3년 만에 찾은 후쿠오카 여행을 마무리했다.
이제 조금은 정이 든 것 같은 후쿠오카.
항공권만 저렴해지면 자주 갈 텐데.
50분 정도 걸려 김해에 도착하면,
빠듯하게 제주행 비행기로 환승해야 한다.
마냥 김포 제주 왕복만 하다 오랜만에 국제선을 타니
설레는 마음이 약간은 살아난 것 같다.
오랜만의 일본 여행이자
타국의 문화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여행.
반갑게 맞이해주신 고마운 분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즐겁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이 주는 새로운 다짐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간직해야겠다.
2022.11.04 – 2022.11.07
일본 후쿠오카, 3박 4일 여행기
6) 오후의 이자카야, 오전의 킷사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