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던 제주도 보름살이.
그만둔 회사의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아직은 쌀쌀한 4월 중순의 봄에 시작한 여행이다.
오늘은 운 좋게 남은 한 자리를 예약하여 볼 수 있게 된 비오토피아 수풍석 박물관을 들를 생각이다.
총 14박 15일의 일정이다.
13) 자연 그대로, 비오토피아 수풍석 박물관
아는 선배의 추천으로 알게 된 비오토피아 수풍석 박물관.
예약제이기 때문에 어서 예약해야 한다고 해서 확인했더니
운좋게 서울로 올라오기 이틀 전 한 자리가 비어있었다.
사전 예약으로 진행되는 투어 프로그램은 하루 2회 운영하고 있으며,
25명의 소수 인원으로 가이드를 따라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수, 풍, 석 박물관을 투어 하게 된다.
주말 성인 기준 2만 원의 가격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중간중간 걷는 과정도 좋고 무엇보다 자연과 어우러진 박물관이 아름답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지출이라고 생각된다.
운영 시간 확인과 투어 예약은
비오토피아 홈페이지(https://www.biotopiamuseum.co.kr:5010/biotopia/web/index.px)
를 통해서 가능하다.
매우 빨리 마감되니 계획이 있다면 미리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디아넥스 호텔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집결지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프라이빗 단지 내에 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주택 사진 촬영이나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어렵다.
처음 도착한 곳은 석 박물관.
다행히 투어 시작쯤에는 내리던 비가 그쳤다.
좋았던 점은, 가이드 분이 계절과 날씨 별로 찍은 사진을
태블릿을 통해 보여주신다는 점이다.
흐린 날이었지만, 다채롭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과 때가 맞으면 비스듬한 원통으로 들어오는 빛이
저 검은색 돌에 딱 맞는다고 한다.
산방산을 좋아하던 건축가 이타미 준이
산을 모티브로 만든 조각.
날이 좋으면 조각에 산방산이 겹쳐 보인다고 한다.
아쉽지만 오늘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박물관마다 하나씩 있는 조각.
원래는 황금색에 가까운 색상이었지만,
자연스럽게 부식될 것을 고려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위에서부터 물기가 흐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멀리 보이는 두손지중 박물관.
이 곳은 아쉽게도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되어있지 않았다.
이 박물관 역시 산방산을 향해
손을 모으고 있는 형태라고 한다.
두 번째로 찾은 풍 박물관.
이곳도 마찬가지로 적색이었던 나무가
시간이 흐르고 지금의 흑백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고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이 바뀌었다는 건데,
마치 그 시간 동안 자연과 동화된 느낌이다.
풍 박물관의 내부.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나무 살 사이로
바람의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고 한다.
햇볕이 쨍하게 들어오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왠지 여기는 오늘같이 흐린 날이 어울린다.
고고한 느낌이 드는 건축물.
건물이 살짝 휘어져 있다.
맑은 하늘에 바람 부는 가을날
가만히 있어보고 싶은 곳이다.
다음으로 수 박물관까지는 연못을 지나
걸어서 이동했다.
많지 않은 사람들과 여유롭게 걸으니
투어임에도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
금방 도착한 수 박물관.
세 박물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회색의 수 박물관.
처음 발 디디는 순간 정말 ‘와…’ 하게 되더라.
사진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압도감이다.
원형으로 개방감 있게 뚫린 천장과
반듯한 사각형의 잔잔한 수면.
양쪽으로 무심한 듯 놓인 돌.
오늘 날씨도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여기는 정말 맑은 날 구름이 조금 있을 때 와보고 싶더라.
가이드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맑은 날에는 물 위로 흘러가는 구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들 인생샷을 남기기 바쁘길래
밖을 둘러보고자 나왔다.
수 박물관은 거북이가 있다.
살짝 언덕진 곳을 올라 본 수 박물관.
여기도 마찬가지로 날씨 좋은 날이면 저 너머로 산방산이 보인다고 한다.
이런 곳을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경쟁률 높은 예약과 살짝 부담스러운 입장료가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가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계절별로 방문을 해 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2019.04.15 – 2019.04.30
제주도 보름살이, 14박 15일 여행기 13) 자연 그대로, 비오토피아 수풍석 박물관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