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초청장이 생겨 다녀온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주말이 아니면 시간도 없고, 1월 말 까지 기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겨우 시간을 냈는데
하필 한파가 몰아치는 주말이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코트는 입고 도착한 예술의 전당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ALBERTO GIACOMETTI
추운 날 발걸음이 빨라져서인지
금방 도착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갔는데 아무리 봐도 전시장이 안보여서 찾아봤더니
바로 옆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자코메티의 석고 원본인 “걸어가는 사람” 이 전시되어있는
침묵과 묵상, 기도의 방.
사진 촬영이 허가된 날 이었다.
들어서기 한참 전부터 울리는 기이한 소리에,
직접 석상을 마주하니 웅장함과 그 곳에서 나오는 압박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조용하지만 가볍지 않은, 무언가로 가득 매워진 듯한 느낌.
상당한 임팩트였고, 앞으로도 계속 스치듯 생각날 듯 하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직접 “걸어가는 사람” 을
그려보고 메모 할 수 있는 부스가 있다.
벽면을 가득 매운 조각상과 자코메티가 남긴 문구.
진취적인 문구.
살아있다면, 머물지 않고 걸어나가기를 갈구한 자코메티.
예술의 전당을 나와 마침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가 오픈한 날 이라서,
필름카메라를 들고 가로수길로 향했다.
해가 지니 손이 얼 것만 같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필름에 몇 컷 담고
도착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
생각보다 넓은 부지는 아니었는데,
전면 통유리와 높은 층고에서 나오는 개방감 때문인지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가로수길의 첫 애플스토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울리는 위치라 생각된다.
열정적인 직원들. 싸우는게 아니라
정말 친근감있고 긍정적으로, 프로답게 응대한다.
직원 마다의 개성도 넘쳐 애플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드러나 보였다.
제품을 구매하면 주변 직원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는데,
가만히 보고있으면 나도 모르게 웃게된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계속 걸어나가야 한다.”
– 알베르토 자코메티
상당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고,
자코메티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쉽고 인상적인 전시회.
깊이 와닿는 전시회다.
단연 “걸어가는 사람” 이 전시회의 화룡점정 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들과 자코메티의 스토리를 전시 중간 중간 나열하고
그가 가고자 했던 길, 가치관을 어렵지않게
설명하면서 자코메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 전시회였다.
다소 동선이 복잡하긴 하지만
기존에 자코메티를 알고 있던 사람과 전혀 몰랐던 사람 모두
서로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다.
물론 “걸어가는 사람” 만 보러 간다고 해도,
충분히 가치있다는 생각이다.
위 리뷰는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은 객관적 리뷰입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ALBERTO GIACOMETTI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