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한 번 봤던 영화.
오랜만에 문득 생각이 나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스토리가 특이해 기억에 남아있던 영화 였는데,
따뜻하면서도 약간은 쌀쌀한, 지금같은 봄에 어울렸던 영화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 Her, 2013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호아킨 피닉스(테오도르 역), 에이미 아담스(에이미 역), 스칼렛 요한슨(사만다 역) 등
장르 : 드라마, 로맨스
러닝타임 : 126분
관람가 : 청소년 관람불가
그녀 포스터.
약간은 삐뚤한, 그래서 인간적인 손글씨로 시작한다.
주인공 특유의 표정이
생각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하나같이 모두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영화 내내 미래의 단절된 소통에 대한 비판의 의미 보다는 각자의 개인화 시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주인공의 남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듯 프레임 속 빨간색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계와 사람의 소통이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자신의 감정을 나누기도 한다.
유독 자주 보여서 그런지 몰라도,
주인공과 빨간색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
사람과의 실연에 상처받아 기계를 찾았지만,
그에게 상실은 어디에나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해진다.
옅은 미소에서 주인공이 성장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다른 어딘가에서 너와 함께인 것 같았어.
때론 열정적이고, 때론 잔잔한 영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아 기계와 교감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따르는 모습에
결국 자신의 감정도 지치게 되어버린 주인공.
보통 사람과 기계의 접점이 두드러지는 영화에서는
기계의 부작용과 단점을 극대화 시켜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기계를 통해 감정을 파악하고 상처를 딛어
자신이 성장하는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영화 내내 스칼렛 요한슨 특유의 건조한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몰입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인공지능에 비춰진 인간의 딜레마,
사람과 기계 사이로 이런 스토리가 전개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한 특별한 영화다.
그녀, Her, 2013
끝.